포괄양수도계약서, ‘모든 권리와 의무를 넘긴다’고 쓰면 끝일까요?

by 방수란
포괄양수도계약서

안녕하세요.
13년 차 기업법무 변호사입니다.
사업체를 인수하거나 넘기는 과정에서 포괄양수도계약서를 작성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 의외로 많이 하는 오해가 있습니다.

“포괄양수도니까 회사에 있는 자산·부채·계약을 전부 한 번에 넘기면 되는 것 아닌가요?”

계약서에도 흔히 이런 문구가 들어갑니다.
“양도인은 본 사업과 관련된 모든 권리와 의무를 양수인에게 포괄적으로 양도한다.”

문장만 보면 상당히 안전해 보이는데요.
실무에서는 오히려 이런 문장 하나만 믿고 거래를 진행하는 것이 위험할 수 있습니다.

포괄양수도계약에서 중요한 것은 ‘포괄’이라는 단어가 아니라 무엇이 어떤 법률관계에 따라 이전되는지를 하나씩 확인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가장 먼저 알아야 할 부분입니다.
사업을 포괄적으로 양수도한다고 해서 합병처럼 모든 법률관계가 당연히 한꺼번에 이전되는 것은 아닙니다.

영업양도는 일정한 영업목적을 위해 조직된 인적·물적 조직을 동일성을 유지하면서 이전하는 것이지만, 재산의 이전은 원칙적으로 개별적인 이전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예를 들어 부동산은 소유권이전등기가 필요하고, 채권은 채권양도의 대항요건을 갖춰야 합니다.

채무를 넘기는 문제는 더 조심해야 합니다.
양도인과 양수인이 계약서에 “이 채무는 양수인이 부담한다”고 적었다고 해서 채권자와의 관계에서도 당연히 양도인이 책임에서 벗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거래처와 체결한 중요한 계약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계약서에 양도금지조항이나 계약상 지위 이전에 상대방의 동의를 요구하는 조항이 있다면 별도의 동의 절차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포괄양수도계약서를 검토할 때는 단순히 양도대상을 적는 것에서 끝내면 안 됩니다.

‘이 자산이나 계약을 실제로 이전하기 위해 추가로 무엇을 해야 하는가’까지 확인해야 합니다.

2. “기존 부채는 양도인이 책임진다”는 조항만으로 충분하지 않습니다

포괄양수도계약서를 검토하면서 제가 특히 중요하게 보는 부분이 숨겨진 채무와 우발채무입니다.

예를 들어 계약서에 이렇게 적을 수 있습니다.
“양도일 이전에 발생한 모든 채무는 양도인이 부담한다.”
양수인 입장에서는 이 조항이 있으면 과거의 문제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당사자 사이의 책임분담과 외부 채권자가 누구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상법상 영업양도에서는 상호를 계속 사용하는 경우 양수인의 책임이 문제될 수 있고, 사업을 양수한 경우에는 일정한 요건 아래 국세와 관련한 제2차 납세의무가 문제될 가능성도 검토해야 합니다.

그래서 계약서에는 단순히
“양도인이 책임진다”
라고 적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어떤 채무가 양도대상인지, 제외되는 채무는 무엇인지, 과거 세금·소송·근로관계·거래처 분쟁 등이 발견됐을 때 누가 얼마까지 책임질 것인지까지 구체적으로 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거래 규모가 크다면
손해배상책임의 존속기간, 책임한도, 일정 금액 이하의 손해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중대한 진술·보장 위반이나 조세채무에는 책임한도를 적용하지 않을 것인지도 함께 설계해야 합니다.

이 부분이 제대로 작성되어야 계약 체결 후 발견되는 ‘예상하지 못했던 과거의 문제’를 처리할 수 있습니다.

3. 직원 문제도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사업장을 그대로 넘겨받는 거래라면 직원 문제도 빠뜨릴 수 없습니다.

영업양도가 인정되는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기존 근로관계가 양수인에게 승계된다고 보는 것이 판례의 입장입니다.

따라서
“필요한 직원만 골라서 데려오면 되겠지” 라고 생각하고 계약을 설계하면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일부 근로자를 승계 대상에서 제외하는 약정은 실질적으로 해고와 같은 결과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정당한 이유가 요구될 수 있습니다.

퇴직금, 미사용 연차, 미지급 임금, 성과급 등 기존 근로관계에서 발생한 비용을 양도인과 양수인 중 누가 최종 부담할지도 계약서에서 정리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4. ‘포괄양수도니까 부가세가 없다’고 단정하면 안 됩니다

포괄양수도계약서를 작성하는 이유 중 하나가 세금인 경우도 많습니다.

특히 많이 듣는 이야기가
“사업을 포괄양수도하면 부가가치세가 발생하지 않는다.”
는 것인데요.

여기에도 중요한 전제가 있습니다.
세법에서 재화의 공급으로 보지 않는 ‘사업의 양도’에 해당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계약서 제목을 ‘사업포괄양수도계약서’라고 작성했다고 해서 자동으로 인정되는 것이 아닙니다.

사업의 동일성이 유지되는지, 사업에 관한 권리와 의무가 어느 정도 승계되는지 등 실제 거래의 내용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국세청 역시 사업양도 요건 충족 여부를 실질적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즉, 계약서 제목보다 실제로 무엇을 넘겼는지가 중요합니다.
따라서 부가가치세 처리를 전제로 거래가격을 정했다면 계약 체결 전 세무 검토까지 함께 이루어져야 합니다

5. 좋은 포괄양수도계약서는 오히려 ‘포괄’이라는 말을 줄입니다

제가 포괄양수도계약서를 검토할 때 가장 경계하는 것은 지나치게 단순한 계약서입니다.

예를 들어,
“사업과 관련한 일체의 자산과 부채를 포괄적으로 이전한다.”
이 한 문장으로 정리되어 있다면 오히려 분쟁의 가능성이 커질 수 있습니다.

무엇이 ‘사업과 관련한 자산’인지부터 해석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양도대상을 별지로 구체화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양도자산, 제외자산, 승계채무, 제외채무를 구분하고, 주요 거래계약·임대차계약·지식재산권·인허가·근로관계 등도 별도로 정리하는 방식입니다.

여기에 계약 체결일부터 실제 사업을 넘기는 종결일(Closing) 사이에 필요한 절차도 정해야 합니다.

거래처 동의, 임대인 동의, 인허가 승계, 등기·명의변경, 개인정보 이전에 필요한 조치 등이 완료되지 않았다면 양수대금을 전액 지급하는 것이 적절한지도 검토해야 합니다.

결국 포괄양수도계약서는 단순한 사업체 매매계약서가 아닙니다.
자산, 채무, 계약, 직원, 세금, 인허가 등 서로 다른 법률관계를 하나의 거래 안에서 정리하는 계약서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계약서를 검토할 때 가장 중요한 질문도
“무엇을 넘길 것인가?”
하나가 아닙니다.

무엇이 자동으로 넘어가지 않는가?”
“제3자의 동의가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계약 후 과거 채무가 발견되면 누가 책임질 것가?”

까지 확인해야 합니다.

계약서에 도장을 찍기 전에 양도대상과 제외대상, 숨은 채무, 주요 계약의 승계 가능성, 근로관계, 세금과 인허가 문제를 함께 점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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