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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령죄 구성요건
기업법무

횡령죄 구성요건 4가지, 돈을 돌려줬어도 처벌받을까?

by 방수란 10/13/2026
written by 방수란

회사 자금을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했다가 뒤늦게 돌려놓았다면 횡령죄로 처벌받을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돈을 모두 반환했더라도 횡령죄가 성립할 수 있어요. 
반대로 타인의 돈을 사용했다는 사실만으로 무조건 횡령죄가 인정되는 것도 아닙니다. 

횡령죄는 돈을 사용한 사실뿐 아니라 해당 재산을 보관하게 된 경위, 사용 목적, 불법영득의사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기 때문이죠.

오늘은  횡령죄 구성요건 4가지와 실제 문제가 되는 사례, 혐의를 받았을 때의 대응 방법까지 살펴볼게요!

1. 횡령죄 구성요건 4가지, 무엇을 확인해야 할까요?

형법 제355조 제1항은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사람이 그 재물을 횡령하거나 반환을 거부한 경우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어요.

이를 이해하기 쉽게 나누면 다음 네 가지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① 타인의 재물이어야 합니다.
횡령죄의 대상은 원칙적으로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의 재물이에요.
예를 들어 회사 직원이 관리하는 회사 자금이나 타인을 위해 보관하는 금전이 해당할 수 있습니다.
다만 돈을 빌린 후 갚지 못한 경우처럼 단순한 채무불이행은 일반적으로 횡령죄와 구별돼요.

②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지위에 있어야 합니다. 횡령죄는 누구에게나 성립하는 범죄가 아니에요. 해당 재산을 위탁관계 등에 따라 보관하는 사람이어야 하죠. 회사의 자금을 관리하는 경리 직원이나 특정 목적의 자금을 맡아 관리하는 사람 등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③ 재물을 횡령하거나 반환을 거부하는 행위가 있어야 합니다. 맡아둔 돈을 권한 없이 개인적인 용도로 소비하거나, 정당한 이유 없이 반환을 거부하는 행위가 문제 될 수 있어요. 다만 반환을 거부했다는 사실만으로 언제나 횡령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에요. 반환을 거부한 이유와 경위도 살펴봐야 하죠.

④ 불법영득의사가 인정되어야 합니다.
횡령죄 구성요건에서 특히 중요한 부분이에요.
불법영득의사란 쉽게 말해 남의 재산을 맡아두고 있으면서 정당한 권한 없이 자기 소유물처럼 사용하거나 처분하려는 의사를 말합니다.
따라서 단순한 회계 실수인지, 정당한 업무상 지출인지, 개인적인 이익을 위한 사용이었는지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어요.

2. 돈을 돌려줬어도 횡령죄가 성립할까요?

많은 분이 오해하는 부분입니다.
“잠깐 사용했지만 전부 갚았으니 횡령죄는 아니지 않나요?”

그러나 돈을 돌려줬다는 사실만으로 이미 성립한 횡령죄가 없어지지는 않습니다.

예를 들어 회사 자금 1,000만 원을 관리하던 직원이 회사의 허락 없이 개인 채무를 갚는 데 사용했다고 가정해 볼게요.

이후 급여를 받아 해당 금액을 모두 채워 넣었더라도, 최초 사용 당시 횡령죄 구성요건이 충족되었다면 형사책임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다만 반환 여부와 피해 회복 정도는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중요한 사정으로 고려될 수 있어요.

따라서 돈을 갚았다는 이유만으로 사건이 끝났다고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3. 회사 대표가 회사 돈을 사용해도 횡령죄인가요?

회사 대표라면 회사 자금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쉽죠.
그러나 법인과 대표이사는 법적으로 구별됩니다.

따라서 대표이사라도 회사 자금을 개인 채무 변제나 사적인 지출에 임의로 사용했다면 업무상횡령죄가 문제 될 수 있어요.

반면 회사의 정당한 업무를 위해 지출했고 필요한 승인 절차를 거쳤다면 판단이 달라질 수 있어요.

핵심은 대표라는 직책 자체가 아니라 자금의 실제 사용 목적과 권한, 사용 경위에요.

4.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는 경우도 있을까요?

물론입니다. 돈과 관련된 분쟁이 발생했다고 해서 모두 형사상 횡령죄가 되는 것은 아니에요.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구성요건 충족 여부를 구체적으로 따져봐야 합니다.

– 돈을 보관하는 관계가 아니라 정상적인 금전대차 관계였던 경우
– 자금 사용에 관해 적법한 권한이나 승인이 있었던 경우
– 단순한 회계 착오로 발생한 문제인 경우
– 불법영득의사가 인정되기 어려운 경우

다만 이러한 사정이 있다고 해서 자동으로 무혐의가 되는 것은 아니에요.

계약서, 계좌이체 내역, 회계자료, 당사자 사이의 대화 내용 등을 통해 사실관계를 확인해야 합니다.

5. 횡령죄 처벌 수위는 어느 정도일까요?

일반 횡령죄와 업무상횡령죄는 법정형에 차이가 있어요.

일반 횡령죄는 형법 제355조 제1항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습니다.

업무상횡령죄는 형법 제356조에 따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습니다.

또한 범죄로 얻은 이익액이 일정 금액 이상이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 적용될 가능성도 있죠.

실제 처벌은 범행 경위, 금액, 피해 회복, 전과 등 구체적인 사정에 따라 달라져요.

6. 횡령 혐의로 고소당했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횡령 혐의를 받았다면 먼저 자금의 흐름과 사용 경위를 객관적으로 정리해야 해요.

특히 다음 사항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죠.

– 해당 자금을 관리하거나 사용할 권한이 있었는지
– 실제로 어디에 사용했는지
– 회사나 소유자의 승인 또는 동의가 있었는지
– 반환 여부와 피해 회복을 입증할 자료가 있는지

수사기관에서는 단순히 돈을 돌려줬다는 설명보다 당시 자금을 사용한 이유와 관련 증거를 중요하게 살펴볼 수 있어요.

따라서 계좌내역이나 업무 관련 메시지 등을 임의로 삭제하거나 사실관계를 정확히 확인하지 않은 상태에서 진술하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7. 횡령죄 구성요건, 초기 법률 검토가 중요한 이유

횡령 사건은 돈이 이동했다는 사실보다 그 돈을 어떤 권한으로 보관했고, 어떤 의도로 사용했는지가 핵심 쟁점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같은 회사 자금 사용이라도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라 횡령죄 성립 여부와 적용 법률이 달라질 수 있어요.

이미 횡령 혐의로 고소당했거나 고소 가능성이 제기된 상황이라면, 초기 단계에서 관련 자료를 검토하고 법률적 쟁점을 정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부동산

토지임대차계약서, 양식만 받아 작성하면 위험한 이유

by 방수란 09/16/2026
written by 방수란

안녕하세요. 13년 차 기업법무 전문 변호사 방수란입니다.
토지임대차계약서를 작성하려는 분들이 가장 많이 찾는 것은 ‘계약서 양식’이에요.
그런데 실무에서는 양식보다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이 땅을 무엇에 사용할 것인지, 임대인이 실제로 임대할 권한이 있는지, 계약이 끝났을 때 건물이나 시설물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입니다.

특히 토지 위에 건물을 짓는 계약이라면 단순한 월세 계약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돼요.
민법상 대항력과 지상물매수청구권까지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죠.

1. 토지임대차계약서에서 가장 먼저 볼 것은 ‘사용 목적’입니다

민법 제618조에 따르면 임대차는 한쪽이 목적물을 사용·수익하게 하고, 상대방이 그 대가로 차임을 지급하기로 약정함으로써 효력이 발생해요.

따라서 토지도 임대차의 목적물이 될 수 있어요.
문제는 토지를 왜 빌리는가입니다.

단순 적치장으로 사용하는 것과 주차장을 운영하는 것, 건물을 지어 영업하는 것은 법률관계가 같지 않거든요.

그래서 토지임대차계약서에는 최소한 다음 사항이 구체적으로 특정되어야 합니다.
지번·면적·지목·임대 범위·사용 목적·차임·보증금·기간·시설물 설치 가능 여부·원상회복 범위·전대 여부·계약 종료 후 처리 방법입니다.

토지 일부만 임대한다면 “○○번지 중 약 300㎡” 정도로 끝내기보다 도면을 별지로 첨부해 어느 부분인지 표시하는 것이 안전해요.

제가 계약서를 검토할 때도 이런 부분을 중요하게 봅니다.
분쟁은 의외로 거창한 법률문제보다 ‘어디까지 빌려준 것인가’ 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에요.

2. 건물을 지을 목적이라면 ‘대항력’을 반드시 검토해야 합니다

토지임대차에서 특히 중요한 조문이 민법 제621조과 제622조예요.

민법 제621조에 따르면 부동산임대차를 등기하면 그때부터 제3자에게 효력이 생겨요.
또한 당사자 사이에 반대 약정이 없다면 임차인은 임대인에게 임대차등기절차에 협력할 것을 청구할 수 있죠.
그런데 건물 소유를 목적으로 토지를 임차한 경우에는 특별한 규정이 있습니다.

민법 제622조는 토지임대차 자체를 등기하지 않았더라도 임차인이 그 지상건물을 등기하면 제3자에 대하여 임대차의 효력이 생길 수 있도록 규정합니다.

왜 중요할까요?
토지를 장기간 빌려 상당한 비용을 들여 건물을 지었는데 토지 소유자가 바뀌었다고 가정해 볼게요.
이때 새로운 소유자에게 기존 임대차를 주장할 수 있는지는 사업의 존속 자체를 좌우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건축을 전제로 한 토지임대차라면 “계약기간이 몇 년인가”만 볼 것이 아니라 제3자에 대한 대항요건까지 계약 단계에서 검토해야 합니다.

3. 계약이 끝나면 건물을 무조건 철거해야 할까요?

여기서 토지임대차계약서의 중요한 쟁점인 지상물매수청구권이 등장해요.

민법 제643조는 건물이나 그 밖의 공작물 소유, 식목·채염·목축 등을 목적으로 한 토지임대차에서 기간이 만료되었는데 건물·수목 등의 지상시설이 남아 있는 경우 제283조를 준용하도록 규정하고 있어요.

쉽게 말하면 일정한 요건을 충족한 경우 임차인에게 갱신청구 또는 지상물 매수와 관련된 권리가 문제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대법원도 이 부분을 명확하게 다룬 바 있습니다.
대법원 2017. 4. 26. 선고 2014다72449, 72456 판결 은 민법 제643조의 지상물매수청구권은 원칙적으로 임차권이 소멸할 당시 토지 소유권을 가진 임대인을 상대로 행사한다고 판단했어요.

토지 소유권이 제3자에게 넘어간 경우에도 임대인의 지위가 승계되거나 임차인이 새로운 소유자에게 임차권을 대항할 수 있다면 새로운 소유자를 상대로 행사할 수 있다고 판시했습니다.

반대로 토지소유자가 아닌 사람이 임대차계약의 당사자가 된 경우에는 상황이 달라질 수 있어요.

그래서 계약 전 등기사항증명서상 소유자와 실제 계약 상대방이 같은 사람인지 확인하는 절차가 매우 중요해요!

4. “원상복구 후 반환한다” 한 줄이면 충분할까요?

저는 이런 특약을 특히 주의해서 봅니다.
“계약 종료 시 임차인은 설치한 모든 시설물을 철거하고 토지를 원상복구하여 반환한다.”

얼핏 보면 명확해 보입니다.
하지만 건물 소유 목적의 토지임대차라면 민법 제643조에 따른 권리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까지 검토해야해요.

따라서 단순히 인터넷 계약서의 ‘원상복구’ 문구를 복사하기보다 어떤 시설물을 누가 설치하는지, 설치비용은 누가 부담하는지, 종료 시 철거할 것인지, 존치할 것인지, 관련 법률상 매수청구권이 문제될 여지는 없는지 를 구체적으로 검토해야 해요!

5. 전대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민법 제629조는 임차인이 임대인의 동의 없이 임차권을 양도하거나 임차물을 전대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이를 위반한 경우 임대인은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어요.

따라서 사업용 토지라면 계약서에 단순히 “전대 금지”라고 쓰는 데 그치지 말고,
법인 변경, 사업양도, 공동사용, 관계회사 사용, 제3자 시설 설치 등이 허용되는지 까지 정하는 편이 좋아요.

실제 사업에서는 계약 체결 당시 예상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토지 사용 주체가 변경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죠.

6. 계약기간이 끝났는데 계속 사용하고 있다면?

계약기간이 지났다고 해서 모든 법률관계가 당연히 사라지는 것도 아닙니다.

민법 제639조는 기간 만료 후에도 임차인이 계속 사용·수익하고 임대인이 상당한 기간 내 이의를 하지 않은 경우, 종전 임대차와 동일한 조건으로 다시 임대한 것으로 보는 묵시적 갱신을 규정하고 있어요.

따라서 계약을 확실하게 종료하려면 계약기간뿐 아니라 갱신 방식, 갱신 거절 통지방법, 통지 시점과 방법 을 계약서에서 구체화하는 것이 좋습니다.

토지임대차계약서, 결국 이 5가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토지임대차계약서를 작성하기 전에는 적어도
① 등기상 소유자와 권리관계
② 정확한 임대 범위와 토지 사용 목적
③ 건축·시설물 설치 가능 여부
④ 임대차 종료 후 철거·원상회복·지상물 처리
⑤ 임차권의 대항력과 양도·전대 가능 여부

를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건물을 짓거나 상당한 시설비를 투자하는 계약이라면 일반적인 토지임대차계약서 양식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은 권하지 않습니다.

토지임대차계약서는 ‘땅을 빌린다는 사실’을 기록하는 문서가 아니라, 그 땅에 투자한 돈과 계약 종료 후의 권리까지 정하는 문서이기 때문입니다.

계약금액이 크거나 장기간 토지를 사용해야 한다면 계약 체결 전에 등기사항증명서와 토지 현황, 사용 목적, 건축·시설 계획 및 계약 종료 후 처리 조항을 함께 검토하는 것이 분쟁을 줄이는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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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죄 벌금
일반 민사 및 형사

사기죄 벌금, 얼마가 나올까? 13년 차 변호사가 보는 실제 기준

by 방수란 09/11/2026
written by 방수란

“피해금액이 1,000만 원이면 사기죄 벌금은 얼마나 나오나요?”
상담을 하다 보면 상당히 자주 받는 질문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사기죄 벌금은 피해금액만으로 계산할 수 없습니다.

오히려 실무에서는 ‘벌금이 얼마인가’보다 애초에 벌금형으로 끝날 수 있는 사건인가를 먼저 판단해야 합니다.

13년간 형사사건을 다뤄온 변호사의 관점에서 그 기준을 설명드리겠습니다

1. 사기죄 벌금, 법에는 어떻게 규정되어 있을까?

현행 형법 제347조는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을 받거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경우 2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단어가 ‘또는’입니다.
유죄라고 해서 피해금액에 일정 비율을 곱해 사기죄 벌금을 계산하는 구조가 아닙니다.
법원은 먼저 징역형과 벌금형 가운데 적절한 형을 선택하고, 벌금형을 선택한다면 구체적인 금액을 정합니다.

따라서 “1,000만 원을 편취했으니 벌금은 얼마”라는 공식적인 계산표는 없습니다.

2. 피해금액보다 중요한 것은 ‘사건의 구조’입니다

제가 사건을 검토할 때는 피해액 하나만 보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똑같이 1,000만 원의 피해가 발생했더라도
① 처음부터 돈을 갚을 의사 없이 계획적으로 속였는지,
② 피해자가 한 명인지 여러 명인지,
③ 반복적으로 범행했는지,
④ 동종 전과가 있는지,
⑤ 피해금액을 실제로 얼마나 회복했는지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특히 대법원 양형위원회의 사기범죄 양형기준에서도 실질적인 피해 회복과 처벌불원은 중요한 감경 요소로 취급됩니다.

여기서 실무적으로 주의할 부분이 있습니다.
단순히 “합의하려고 노력했습니다”라는 주장과 실제로 피해금액을 지급해 피해가 회복된 것은 무게가 다릅니다.

법원에 제출할 수 있는 객관적인 피해회복 자료를 만들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3. 초범이면 사기죄 벌금으로 끝날까?

초범이라는 사실만으로 벌금형이 보장되지는 않습니다.
초범이어도 피해자가 다수이고 범행이 반복적·계획적이거나 피해 규모가 상당하다면 징역형이 검토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피해 규모가 비교적 작고 일회성 범행이며, 피해가 실질적으로 회복되고 범행 경위에 참작할 사정이 있다면 벌금형 가능성을 판단해볼 여지가 커집니다.

즉 ‘초범인가’보다 ‘왜 벌금형을 선택해야 하는 사건인가’를 설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차이를 모르고 반성문만 여러 장 제출하는 경우가 많은데, 형사사건에서는 반성의 양보다 이를 뒷받침하는 행동이 더 중요할 수 있습니다.

합의하면 처벌을 받지 않는다는 말은 틀렸습니다
사기죄는 피해자와 합의했다고 자동으로 사건이 끝나는 범죄가 아닙니다.

이미 사기죄가 성립했다면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처벌 자체가 당연히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전액 변제, 합의, 처벌불원은 형을 정하는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사기죄 사건에서 합의의 목적은 단순히 합의서 한 장을 받는 것이 아니라, 피해회복을 통해 벌금형을 선택할 수 있는 양형 사정을 만드는 것이라고 이해하는 편이 정확합니다.

4. 사기죄 벌금 사건에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

수사 초기라면 무조건 합의부터 시도하기 전에 먼저 사기죄 자체가 성립하는 사건인지를 검토해야 합니다.

돈을 갚지 못했다는 결과만으로 곧바로 사기죄가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거래 당시 변제 능력과 의사가 있었는지, 상대방에게 어떤 설명을 했는지, 그 설명 때문에 상대방이 돈을 지급했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혐의를 다툴 사건인데 성급하게 범행을 인정하는 취지의 합의서나 메시지를 남기는 것은 오히려 불리한 자료가 될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혐의가 명확하다면 전략은 달라집니다.
그때는 피해회복의 시기와 정도, 합의 여부, 범행 경위와 재범 위험성 등을 객관적인 자료로 정리해 왜 징역형이 아니라 사기죄 벌금으로 마무리하는 것이 타당한지 보여주는 것이 핵심입니다.

결국 사기 사건의 대응은 “벌금이 얼마일까?”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닙니다.
① 사기죄가 성립하는지,
② 유죄라면 벌금형을 선택할 수 있는 사건인지,
③ 그렇다면 어떤 양형자료를 언제까지 만들어야 하는지.
이 세 가지를 순서대로 판단해야 합니다.

사기죄 벌금이 걱정되는 상황이라면 피해금액만으로 결과를 예상하기보다, 수사 초기부터 자신의 사건이 어느 단계에 해당하는지 먼저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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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한 해고 사유
기업법무

정당한 해고 사유, 직원이 일을 못한다고 바로 해고할 수 있을까?

by 방수란 09/09/2026
written by 방수란
“몇 번을 알려줘도 업무 실수가 반복됩니다.” “다른 직원들과 비교하면 성과가 너무 떨어지는데, 해고하면 문제가 될까요?”

기업 자문을 하다 보면 사업주들로부터 자주 받는 질문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직원이 일을 못한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해고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에요. 반대로 업무능력 부족을 이유로 한 해고가 언제나 불가능한 것도 아니죠.

중요한 것은 단순히 ‘성과가 낮다’는 결과가 아니라, 그 정도가 고용관계를 계속하기 어려울 만큼 중대한지, 평가가 객관적이었는지, 회사가 개선 기회를 충분히 부여했는지 입니다.

13년간 기업 관련 사건을 다루면서 느낀 것은 저성과자 해고에서 회사가 가장 많이 실수하는 지점도 바로 여기에 있다는 것입니다.

1. ‘일을 못한다’와 ‘정당한 해고 사유’는 다릅니다

근로기준법 제23조는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를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어요.

그렇다면 정당한 이유란 무엇일까요?
판례가 축적해 온 핵심 기준은 사회통념상 근로계약을 계속시킬 수 없을 정도인지예요.

따라서 동료보다 실적이 낮다거나, 업무처리가 다소 느리다거나, 몇 차례 실수를 했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이 기준을 충족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특히 회사가 상대평가를 하고 있다는 점을 주의해야 해요.
직원을 A·B·C·D 등급으로 나누면 구조상 누군가는 하위등급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하위등급을 받았다는 사실과 그 근로자가 객관적으로 직무를 수행할 능력이 현저히 부족하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따라서 회사가 “평가 결과가 최하위였으므로 해고했다”고 주장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습니다.

2. 대법원이 저성과자 해고에서 보는 것은 따로 있습니다

이 문제에서 눈여겨볼 판결이 대법원 2022. 9. 15. 선고 2018다251486 판결이에요.
대법원은 근무성적이나 근무능력 불량을 이유로 해고할 때 단순히 인사평가 결과만 보는 것이 아니라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보았어요.

핵심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① 근무성적이나 능력이 어느 정도로 낮았는가
② 부진이 상당한 기간 계속되었는가
③ 평가기준이 공정하고 객관적이었는가
④ 근로자가 담당한 업무의 내용과 중요도는 어떠한가
⑤ 교육·훈련 등으로 능력을 개선할 기회를 제공했는가
⑥ 실제로 개선될 가능성이 있었는가
⑦ 근로자의 태도와 개선 의지는 어떠했는가


이 기준은 사업주 입장에서 상당히 중요해요.
예를 들어 직원의 성과가 6개월 동안 목표의 60%에 그쳤다는 사실만 가지고 판단할 것이 아니라, 왜 60%였는지까지 살펴봐야 한다는 의미죠.

애초에 목표가 비현실적이었는지, 다른 직원에게도 동일한 기준이 적용되었는지, 업무교육이 충분했는지, 업무배치가 적절했는지 등이 함께 문제될 수 있어요.

3. 그래서 ‘개선 기회’가 중요합니다

저성과자 해고 사건에서 제가 사업주에게 특히 강조하는 부분이 있어요.
해고를 결정한 이후 증거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개선 과정 자체를 기록해야 한다는 것이죠.

예를 들어,
업무 오류가 반복되었다면 오류 발생일과 내용을 기록하고,
면담을 했다면 어떤 문제를 지적했는지 남기고,
교육을 실시했다면 교육 내용과 기간을 기록하고,
개선 목표를 제시했다면 측정 가능한 기준을 정하는 방식입니다.

이러한 과정이 중요한 이유는 단순합니다.
분쟁이 발생했을 때 회사는 “이 직원은 일을 못했습니다”라고 주장하지만, 근로자는 “제대로 교육받은 적도 없고 갑자기 해고당했습니다”라고 주장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결국 판단기관이 보게 되는 것은 감정적인 평가가 아니라 객관적인 기록입니다.
따라서 실무에서는 경고 → 면담 → 교육·업무지원 → 개선목표 설정 → 재평가 등의 과정이 중요해집니다.

다만 이를 몇 번 해야 해고가 정당하다는 식의 획일적인 기준이 존재하는 것은 아닙니다. 업무의 성격과 능력 부족의 정도, 개선 가능성 등에 따라 판단이 달라집니다.

4. 취업규칙에 ‘저성과자는 해고한다’고 쓰면 괜찮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취업규칙이나 인사규정에 ‘근무성적 또는 근무능력이 현저히 불량한 경우 해고할 수 있다’는 규정이 있더라도 그 조항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해고의 정당성이 자동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에요.

실제 사건에서는 해당 직원의 능력이 정말 현저하게 부족했는지, 평가가 합리적이었는지, 개선 가능성이 있었는지 등을 다시 판단하죠.

따라서 취업규칙은 해고의 근거 중 하나이지, 해고를 정당화하는 만능 조항은 아닙니다.

5. 30일 전에 통보하면 해고할 수 있다는 것도 오해입니다

또 하나 사업주들이 자주 혼동하는 것이 ‘해고예고’와 ‘해고의 정당성’ 이죠.

근로기준법 제26조는 원칙적으로 해고 30일 전에 예고하도록 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을 지급하도록 규정합니다.

하지만 30일 전에 통보했다고 해서 부당한 해고가 정당한 해고로 바뀌는 것은 아니에요.

쉽게 말하면,
‘왜 해고할 수 있는가’와
‘언제, 어떤 방식으로 해고해야 하는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더구나 근로기준법 제27조에 따라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해야 합니다.

따라서 사업주는 해고사유의 정당성 + 취업규칙·단체협약상 절차 + 서면통지 + 해고예고를 각각 검토해야 합니다.

6. 해고를 검토하기 전에 이것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직원의 업무능력이 부족하다고 판단된다면 바로 해고통지서부터 작성해서는 안 됩니다.

먼저 다음 질문에 답할 수 있어야 해요.
“이 직원의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객관적인 자료로 설명할 수 있는가?”

그리고 한 단계 더 나아가야 합니다.
“회사가 개선할 기회를 주었는데도 고용관계를 계속하기 어려울 정도로 업무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설명할 수 있는가?”

두 번째 질문에 답하기 어렵다면 해고를 결정하기 전에 인사평가 자료, 업무 오류 기록, 면담 및 경고 내역, 교육·개선 프로그램, 취업규칙과 징계절차부터 검토할 필요가 있죠.

정당한 해고 사유가 있는지는 결국 ‘직원이 일을 못했느냐’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그 업무능력 부족이 어느 정도였고, 회사가 어떤 기준으로 평가했으며, 개선을 위해 어떤 기회를 주었음에도 근로관계를 계속하기 어려운 상태에 이르렀는지까지 입증할 수 있어야 해요.

저성과자 해고에서 회사가 준비해야 하는 것은 ‘해고할 이유’ 하나가 아니라, 그 결론에 이르기까지의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과정입니다.

기업 입장에서 해고가 불가피한 상황이라면 실행에 옮기기 전에 해고사유와 절차를 함께 검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 번 이루어진 해고가 부당해고 분쟁으로 이어지면 복직뿐 아니라 해고기간의 임금 상당액까지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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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산명시신청
일반 민사 및 형사

재산명시신청, 채무자가 재산을 숨긴다면? 신청방법부터 재산조회까지

by 방수란 09/03/2026
written by 방수란

안녕하세요.
13년 차 변호사 방수란입니다.

소송에서 승소한 뒤에도 돈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판결까지 받았는데 상대방 명의로 보이는 재산이 없습니다.”

이럴 때 채권자가 검토할 수 있는 절차가 재산명시신청입니다.

그런데 한 가지 오해가 있어요.
재산명시신청을 하면 법원이 알아서 채무자의 은행계좌와 부동산을 전부 찾아주는 것은 아니에요.

재산명시는 오히려 그 다음 단계인 재산조회와 실제 강제집행으로 넘어가기 위한 출발점으로 이해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1. 재산명시신청이란?

재산명시신청은 금전 지급을 목적으로 하는 집행권원에 기초해 강제집행을 개시할 수 있는 채권자가 법원에 신청하여, 채무자로 하여금 자신의 재산목록을 제출하고 그 내용이 진실하다는 것을 선서하도록 하는 절차인데요.
근거는 「민사집행법」 제61조 이하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승소하기 전 상대방 재산을 알아보는 제도가 아니라는 점이에요.
원칙적으로 강제집행을 할 수 있는 집행권원이 필요합니다.

단순히 차용증이나 계약서가 있다는 것만으로 바로 재산명시신청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에요.

또한 가집행선고가 붙은 판결만을 근거로 한 재산명시는 법에서 제외하고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2. 재산명시의 핵심은 ‘현재 재산’만이 아닙니다

제가 재산명시 사건에서 중요하게 보는 부분은 채무자의 현재 예금잔액만이 아니에요.
재산목록에는 부동산, 자동차, 예금, 보험, 유가증권, 일정한 금전채권, 급여와 소득, 지식재산권 등 법령이 정한 재산이 포함될 수 있거든요.

더 중요한 부분은 일정 기간의 재산처분 내역까지 명시 대상이 된다는 것입니다.
「민사집행법」 제64조에 따라 일정한 경우 명시명령 송달 전 1년 이내의 유상양도, 2년 이내의 무상처분까지 재산목록에 나타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채무자가 소송 전후 가족이나 지인에게 재산을 넘긴 정황이 있는 사건이라면 현재 보유재산뿐 아니라 과거 재산의 이동경로도 살펴볼 필요가 있어요.

다만 재산을 이전했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사해행위가 성립하거나 강제집행면탈죄가 인정되는 것은 아니에요.
각각 별도의 법적 요건과 입증이 필요합니다.

3. 채무자가 재산을 숨기고 목록에서 빼버리면 어떻게 될까요?

재산명시가 단순한 설문조사와 다른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채무자는 재산목록을 제출한 뒤 그 내용이 사실이라는 취지의 선서를 해야 해요.

특히 대법원 2007도8153 판결은 실무적으로 중요한데요
대법원은 강제집행 대상에 해당하는 재산이라면 채무자가 스스로 “실질적인 가치가 없다”고 판단해 재산목록에서 제외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판단했습니다.

즉, “어차피 받을 가능성이 없는 채권이라 안 적었다.” 라는 식의 자의적인 판단이 허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거짓 재산목록을 제출하면 「민사집행법」 제68조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채권자 입장에서는 목록을 받은 뒤 그대로 믿기보다는 기존에 확보한 송금내역, 계약자료, 사업자료, 과거 집행자료 등과 비교해 누락된 재산이 없는지 검증하는 과정이 중요해요.

4. 채무자가 재산명시기일에 나오지 않는다면?

정당한 사유 없이 명시기일에 출석하지 않거나 재산목록 제출 또는 선서를 거부하면 법원은 20일 이내의 감치에 처할 수 있어요.

다만 “기일에 한 번 안 나오면 바로 구속된다”는 식으로 이해해서는 안 됩니다.

법원은 감치재판을 통해 불출석 등에 정당한 사유가 있었는지를 판단하거든요.

반대로 채무자가 단순히 돈을 갚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감치되는 것도 아닙니다.

감치는 채무불이행 자체가 아니라 재산명시절차에서 요구되는 출석·목록제출·선서 의무를 정당한 이유 없이 이행하지 않은 경우의 제재입니다.

5. 의외로 중요한 문제는 ‘채무자의 주소’입니다

재산명시신청에서 실무적으로 자주 문제가 되는 부분이 송달이에요.
재산명시명령을 채무자에게 송달할 때에는 일반적인 사건과 달리 발송송달이나 공시송달로 쉽게 넘어갈 수 없습니다.

따라서 채무자의 현주소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하면 주소보정 과정에서 절차가 지연되거나 결국 신청이 기각될 수도 있어요.

그렇다고 여기서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일정한 요건 아래 주소보정이 불가능했던 경우 자체가 「민사집행법」 제74조에 따른 재산조회 신청 사유가 될 수 있거든요.

그래서 채무자가 주소까지 옮겨가며 재산명시를 피한다고 해서 반드시 채권자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6. 재산명시를 했는데 “재산 없음”이라고 한다면?

여기서부터가 실제 채권회수 전략에서 중요해요!
재산명시와 재산조회는 다른 절차예요.

재산명시는 채무자에게 자신의 재산을 스스로 밝히게 하는 절차라면, 재산조회는 법원이 법에서 정한 요건 아래 금융기관·공공기관 등 관계기관에 채무자 명의의 재산을 조회하는 절차입니다.

예를 들어 제출된 재산목록만으로 채권을 만족시키기에 부족하거나, 채무자가 명시기일에 불출석하거나 목록 제출·선서를 거부하는 등의 사유가 있다면 재산조회를 검토할 수 있죠.

따라서 실무에서는
집행권원 확보 → 재산명시 → 재산목록 분석 → 재산조회 → 확인된 재산에 대한 강제집행
이라는 흐름을 함께 생각해야 합니다.

7. 재산을 찾았다고 돈이 자동으로 들어오는 것은 아닙니다

마지막으로 반드시 기억하셔야 할 부분입니다.
재산명시신청 자체에는 압류나 추심의 효력이 없어요.

예금계좌를 발견했다면 채권압류 및 추심절차를, 부동산을 발견했다면 해당 부동산에 대한 강제집행을 별도로 진행해야 하죠.

그래서 저는 재산명시를 단순히 “상대방 재산이 무엇인지 알아보는 절차”로만 보지 않습니다.

핵심은 재산목록을 받는 데 있지 않고, 그 목록에서 집행 가능한 재산과 과거 재산이동의 단서를 찾아 실제 회수절차로 얼마나 신속하게 연결하느냐에 있어요.

채무자가 재산을 숨기고 있다고 의심되는 사건이라면 재산명시신청 하나만 볼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재산조회와 개별 강제집행까지 하나의 회수 전략으로 설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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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괄양수도계약서
기업법무

포괄양수도계약서, ‘모든 권리와 의무를 넘긴다’고 쓰면 끝일까요?

by 방수란 09/02/2026
written by 방수란

안녕하세요.
13년 차 기업법무 변호사입니다.
사업체를 인수하거나 넘기는 과정에서 포괄양수도계약서를 작성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 의외로 많이 하는 오해가 있습니다.

“포괄양수도니까 회사에 있는 자산·부채·계약을 전부 한 번에 넘기면 되는 것 아닌가요?”

계약서에도 흔히 이런 문구가 들어갑니다.
“양도인은 본 사업과 관련된 모든 권리와 의무를 양수인에게 포괄적으로 양도한다.”

문장만 보면 상당히 안전해 보이는데요.
실무에서는 오히려 이런 문장 하나만 믿고 거래를 진행하는 것이 위험할 수 있습니다.

포괄양수도계약에서 중요한 것은 ‘포괄’이라는 단어가 아니라 무엇이 어떤 법률관계에 따라 이전되는지를 하나씩 확인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1. 포괄양수도는 합병과 다릅니다

가장 먼저 알아야 할 부분입니다.
사업을 포괄적으로 양수도한다고 해서 합병처럼 모든 법률관계가 당연히 한꺼번에 이전되는 것은 아닙니다.

영업양도는 일정한 영업목적을 위해 조직된 인적·물적 조직을 동일성을 유지하면서 이전하는 것이지만, 재산의 이전은 원칙적으로 개별적인 이전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예를 들어 부동산은 소유권이전등기가 필요하고, 채권은 채권양도의 대항요건을 갖춰야 합니다.

채무를 넘기는 문제는 더 조심해야 합니다.
양도인과 양수인이 계약서에 “이 채무는 양수인이 부담한다”고 적었다고 해서 채권자와의 관계에서도 당연히 양도인이 책임에서 벗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거래처와 체결한 중요한 계약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계약서에 양도금지조항이나 계약상 지위 이전에 상대방의 동의를 요구하는 조항이 있다면 별도의 동의 절차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포괄양수도계약서를 검토할 때는 단순히 양도대상을 적는 것에서 끝내면 안 됩니다.

‘이 자산이나 계약을 실제로 이전하기 위해 추가로 무엇을 해야 하는가’까지 확인해야 합니다.

2. “기존 부채는 양도인이 책임진다”는 조항만으로 충분하지 않습니다

포괄양수도계약서를 검토하면서 제가 특히 중요하게 보는 부분이 숨겨진 채무와 우발채무입니다.

예를 들어 계약서에 이렇게 적을 수 있습니다.
“양도일 이전에 발생한 모든 채무는 양도인이 부담한다.”
양수인 입장에서는 이 조항이 있으면 과거의 문제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당사자 사이의 책임분담과 외부 채권자가 누구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상법상 영업양도에서는 상호를 계속 사용하는 경우 양수인의 책임이 문제될 수 있고, 사업을 양수한 경우에는 일정한 요건 아래 국세와 관련한 제2차 납세의무가 문제될 가능성도 검토해야 합니다.

그래서 계약서에는 단순히
“양도인이 책임진다”
라고 적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어떤 채무가 양도대상인지, 제외되는 채무는 무엇인지, 과거 세금·소송·근로관계·거래처 분쟁 등이 발견됐을 때 누가 얼마까지 책임질 것인지까지 구체적으로 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거래 규모가 크다면
손해배상책임의 존속기간, 책임한도, 일정 금액 이하의 손해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중대한 진술·보장 위반이나 조세채무에는 책임한도를 적용하지 않을 것인지도 함께 설계해야 합니다.

이 부분이 제대로 작성되어야 계약 체결 후 발견되는 ‘예상하지 못했던 과거의 문제’를 처리할 수 있습니다.

3. 직원 문제도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사업장을 그대로 넘겨받는 거래라면 직원 문제도 빠뜨릴 수 없습니다.

영업양도가 인정되는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기존 근로관계가 양수인에게 승계된다고 보는 것이 판례의 입장입니다.

따라서
“필요한 직원만 골라서 데려오면 되겠지” 라고 생각하고 계약을 설계하면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일부 근로자를 승계 대상에서 제외하는 약정은 실질적으로 해고와 같은 결과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정당한 이유가 요구될 수 있습니다.

퇴직금, 미사용 연차, 미지급 임금, 성과급 등 기존 근로관계에서 발생한 비용을 양도인과 양수인 중 누가 최종 부담할지도 계약서에서 정리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4. ‘포괄양수도니까 부가세가 없다’고 단정하면 안 됩니다

포괄양수도계약서를 작성하는 이유 중 하나가 세금인 경우도 많습니다.

특히 많이 듣는 이야기가
“사업을 포괄양수도하면 부가가치세가 발생하지 않는다.”
는 것인데요.

여기에도 중요한 전제가 있습니다.
세법에서 재화의 공급으로 보지 않는 ‘사업의 양도’에 해당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계약서 제목을 ‘사업포괄양수도계약서’라고 작성했다고 해서 자동으로 인정되는 것이 아닙니다.

사업의 동일성이 유지되는지, 사업에 관한 권리와 의무가 어느 정도 승계되는지 등 실제 거래의 내용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국세청 역시 사업양도 요건 충족 여부를 실질적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즉, 계약서 제목보다 실제로 무엇을 넘겼는지가 중요합니다.
따라서 부가가치세 처리를 전제로 거래가격을 정했다면 계약 체결 전 세무 검토까지 함께 이루어져야 합니다

5. 좋은 포괄양수도계약서는 오히려 ‘포괄’이라는 말을 줄입니다

제가 포괄양수도계약서를 검토할 때 가장 경계하는 것은 지나치게 단순한 계약서입니다.

예를 들어,
“사업과 관련한 일체의 자산과 부채를 포괄적으로 이전한다.”
이 한 문장으로 정리되어 있다면 오히려 분쟁의 가능성이 커질 수 있습니다.

무엇이 ‘사업과 관련한 자산’인지부터 해석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양도대상을 별지로 구체화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양도자산, 제외자산, 승계채무, 제외채무를 구분하고, 주요 거래계약·임대차계약·지식재산권·인허가·근로관계 등도 별도로 정리하는 방식입니다.

여기에 계약 체결일부터 실제 사업을 넘기는 종결일(Closing) 사이에 필요한 절차도 정해야 합니다.

거래처 동의, 임대인 동의, 인허가 승계, 등기·명의변경, 개인정보 이전에 필요한 조치 등이 완료되지 않았다면 양수대금을 전액 지급하는 것이 적절한지도 검토해야 합니다.

결국 포괄양수도계약서는 단순한 사업체 매매계약서가 아닙니다.
자산, 채무, 계약, 직원, 세금, 인허가 등 서로 다른 법률관계를 하나의 거래 안에서 정리하는 계약서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계약서를 검토할 때 가장 중요한 질문도
“무엇을 넘길 것인가?”
하나가 아닙니다.

“무엇이 자동으로 넘어가지 않는가?”
“제3자의 동의가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계약 후 과거 채무가 발견되면 누가 책임질 것가?”

까지 확인해야 합니다.

계약서에 도장을 찍기 전에 양도대상과 제외대상, 숨은 채무, 주요 계약의 승계 가능성, 근로관계, 세금과 인허가 문제를 함께 점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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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유지서약서
기업법무

퇴사 후 비밀유지서약서 효력, 퇴직하면 정말 끝나는 걸까요?

by 방수란 08/31/2026
written by 방수란

안녕하세요.
13년 차 변호사 방수란입니다.

퇴사를 앞둔 직원이 회사로부터 비밀유지서약서를 받는 경우가 있죠.
이미 입사할 때 작성했는데 퇴사하면서 다시 서명을 요구받기도 합니다.

이때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있어요.
“회사를 그만두면 비밀유지서약서도 효력이 없어지는 것 아닌가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퇴사 후에도 비밀유지의무는 존속할 수 있습니다.

다만 여기서 중요한 부분이 있어요.
서약서에 서명했다고 해서 회사가 ‘비밀’이라고 정한 모든 정보를 평생 사용하지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 분쟁에서는 서명 여부보다 어떤 정보를, 얼마 동안, 어느 범위까지 보호하기로 했는지 가 훨씬 중요하거든요.

1. 퇴사 후에도 비밀유지서약서는 효력이 있을 수 있습니다

비밀유지서약서는 기본적으로 당사자 사이의 계약상 의무입니다.
따라서 근로계약이 종료됐다는 이유만으로 비밀유지의무까지 당연히 없어지는 것은 아니에요.

특히 소스코드, 제조공정, 연구자료, 원가정보, 미공개 사업계획처럼 퇴직 후 공개될 경우 회사에 손해를 줄 수 있는 정보라면 퇴직 이후에도 보호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비밀유지서약서의 효력을 판단할 때는 ‘비밀정보’와 법률상 ‘영업비밀’을 구분해야 합니다.

부정경쟁방지법상 영업비밀이 되려면 단순히 회사가 Confidential이라고 표시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해요.

일반적으로 ① 공공연히 알려져 있지 않고, ② 독립된 경제적 가치가 있으며, ③ 실제로 비밀로 관리되고 있는 정보 여야 해요.

반대로 법률상 영업비밀 요건을 완전히 충족하지 못했다고 해서 비밀유지서약서가 아무 의미가 없는 것도 아닙니다.

회사가 독점적으로 보유하는 정보 등을 구체적으로 특정해 비밀유지의무를 약정했다면 계약상 비밀정보로서 보호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죠.

즉,
“영업비밀이 아니다 = 퇴사 후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다”
라고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2. ‘회사 정보는 모두 영구적으로 비밀’이라는 조항은 오히려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제가 비밀유지서약서를 검토할 때 중요하게 보는 부분 중 하나가 바로 비밀의 범위와 기간입니다.

예를 들어,
“재직 중 알게 된 회사와 관련된 모든 정보를 퇴직 후 영구적으로 사용하거나 공개해서는 안 된다.”

이런 문구는 강력해 보이죠.
하지만 실제 분쟁에서는 오히려 문제가 될 수 있어요
회사의 진짜 기밀정보와 직원이 업무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습득한 일반적인 경험·기술·노하우가 구별되지 않기 때문이죠.

특히 이런 조항 때문에 퇴직자가 자신의 경력과 기술을 활용해 동종업계에서 일하는 것 자체가 사실상 불가능해진다면 단순한 비밀유지를 넘어 경업·전직 제한의 문제가 됩니다.

대법원도 경업금지약정의 효력을 판단할 때 회사가 보호할 가치가 있는 이익뿐 아니라 근로자의 지위, 제한기간·지역·직종, 회사가 별도의 대가를 지급했는지, 퇴직 경위와 공공의 이익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있어요.

따라서 “퇴사 후 2년이면 유효하고 3년이면 무효”와 같은 일률적인 기준은 없습니다.

실제로 대법원 2009다82244 판결은 경업금지약정의 유효성을 이러한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해야 한다고 보았고,
서울고등법원 2011라1853 결정은 핵심정보 접근 정도와 경제적 지원 등을 고려하여 반도체 관련 근로자에게 1년의 전직제한을 인정하면서도 제한 대상은 엄격하게 해석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기간의 숫자가 아니라 회사가 보호하려는 정보의 가치와 근로자에게 부과되는 제한 사이의 균형입니다.

3. “위반하면 1억 원”이라고 써 있다고 반드시 1억 원을 내는 것은 아닙니다

퇴사 후 비밀유지서약서에서 특히 주의해야 하는 것이 위약금 조항입니다.

실무에서는
“비밀유지의무를 위반하면 1억 원을 지급한다.”
“경쟁업체에 취업하면 퇴직위로금 전액을 반환한다.”
같은 조항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금액을 크게 적어 놓았다고 그대로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민법상 손해배상액의 예정이 지나치게 과다하면 법원이 감액할 수 있고, 지나치게 과중한 위약벌은 민법 제103조에 따른 무효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더구나 근로기준법 제20조는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이나 손해배상액을 미리 정하는 계약을 제한하고 있어요.

따라서 실제 손해 발생 여부와 관계없이 근로자가 일정 금액을 자동으로 지급하도록 만든 조항은 특히 신중하게 검토해야 합니다.

서울고등법원 역시 2019년 희망퇴직 관련 사건에서 경업·비밀유지의무를 위반하면 실제 손해와 관계없이 퇴직위로금 전액을 반환하도록 한 조항을 과중한 손해배상의무로 보아 무효라고 판단했어요.

중요한 점은 위약금 조항이 무효라고 해서 비밀유지의무 자체까지 당연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4. 회사 입장에서는 서약서보다 ‘실제 비밀관리’가 더 중요합니다

13년 동안 기업 관련 분쟁을 다루면서 느끼는 것은 비밀유지서약서를 받아두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회사가 실제 영업비밀 침해를 주장하려면,
해당 자료에 누가 접근할 수 있었는지, 비밀등급이 있었는지, 다운로드·반출 기록이 남아 있는지, 직원에게 보안교육을 했는지, 퇴직할 때 자료를 반환·삭제하도록 했는지 등을 함께 입증할 수 있어야 해요

따라서 중요한 자료를 아무런 접근제한 없이 공유폴더에 보관하면서 직원에게 서약서 한 장만 받아놓고 나중에 “영업비밀을 유출했다”고 주장하는 방식은 생각보다 취약할 수 있습니다.

강한 문구보다 중요한 것은 ‘회사가 실제로 그 정보를 비밀로 취급했다는 증거’입니다.

5. 퇴사 후 비밀유지서약서 효력은 결국 5가지를 봐야 합니다

퇴사 후 비밀유지서약서의 효력은 단순히 “서명했는가” 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실제 분쟁에서는 주로 다음을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① 보호하려는 정보가 구체적으로 특정되어 있는지
② 회사가 실제로 해당 정보를 비밀로 관리했는지
③ 퇴직 후 비밀유지기간과 범위가 합리적인지
④ 사실상 동종업계 취업까지 막는 조항인지
⑤ 위약금이나 손해배상 구조가 지나치게 과도하지 않은지

따라서 회사 입장에서도 모든 정보를 영구적으로 묶고 거액의 위약금을 정하는 것이 반드시 유리한 것은 아니에요.

오히려 정말 보호해야 하는 핵심정보를 구체적으로 특정하고, 정보의 수명에 맞는 기간을 정하며, 실제 보안관리 기록을 남겨두는 것 이 분쟁에서는 훨씬 강력합니다.

퇴직자 역시 “퇴사했으니 서약서는 효력이 없다”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결국 퇴사 후 비밀유지서약서의 효력은 서약서 한 장의 존재가 아니라, 보호할 정보의 성격과 실제 관리상태, 제한의 범위와 기간을 종합하여 판단해야 하는 문제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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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상표권

근로계약서 미작성, 뒤늦게 작성하면 괜찮을까요? 변호사가 알려드립니다

by 방수란 08/30/2026
written by 방수란

안녕하세요.
13년 차 변호사 방수란입니다.
사업주분들과 상담하다 보면 근로계약서 미작성에 관해 의외로 잘못 알고 계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직원이 며칠 만에 그만뒀는데도 써야 하나요?”
“5인 미만 사업장은 괜찮지 않나요?”
“지금이라도 작성하면 문제가 없어지나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근로계약서는 단순한 인사관리 서류가 아니에요. 

근로기준법이 사용자에게 직접 작성·교부 의무를 부과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제대로 지키지 않으면 형사처벌까지 문제가 될 수 있어요.

1. 근로계약서는 ‘작성’보다 ‘교부’까지 확인해야 합니다

근로기준법 제17조에 따르면 사용자는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 임금, 소정근로시간, 휴일, 연차유급휴가 등 법에서 정한 근로조건을 명시해야 해요.

특히 임금의 구성항목·계산방법·지급방법, 소정근로시간, 휴일, 연차유급휴가는 서면으로 근로자에게 교부해야 하죠.

여기서 실무적으로 중요한 부분이 있습니다.
회사에서 계약서를 작성해 보관하고 있더라도 근로자에게 사본을 교부하지 않았다면 별도의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에요.

반대로 근로자가 “계약서를 달라”고 요구하지 않았다는 것도 원칙적으로 면책사유가 되기 어려워요.

최초 근로계약 단계의 서면교부는 근로자의 요구가 있어야 발생하는 의무가 아니라 사용자가 스스로 이행해야 하는 의무이기 때문이죠.

2. “5인 미만이라 괜찮다”는 생각은 위험합니다

제가 특히 주의해서 보라고 말씀드리는 부분인데요.
근로기준법에는 상시근로자 5인 이상 여부에 따라 적용이 달라지는 조항이 많죠.
그렇다고 해서 5인 미만 사업장은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아도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근로기준법 제17조의 근로조건 명시의무는 상시 4명 이하 사업장에도 적용될 수 있어요.

대법원도 2024. 6. 27. 선고 2020도16541 판결에서 이 문제를 명확하게 다뤘습니다.
따라서 소규모 음식점이나 카페, 개인사업장이라고 해서 근로계약서 작성의무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에요.

3. 아르바이트·기간제 직원은 오히려 더 주의해야 합니다

“정직원이 아니라 알바니까 괜찮겠지”라고 생각하시는 경우도 있죠.
그런데 기간제·단시간근로자는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17조도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계약기간, 근로시간·휴게, 임금, 휴일·휴가, 근무장소·업무 등을 서면으로 명시해야 하고, 단시간근로자는 근로일과 근로일별 근로시간까지 추가로 명시해야 해요.

위반하면 기간제법상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기간제법이 적용된다고 해서 근로기준법상 책임이 당연히 사라지는 것도 아니라는 점이에요.

대법원 2020도16541 판결 역시 기간제근로자에게 기간제법상 과태료 규정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근로기준법 제17조 위반에 대한 형사책임이 배제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4. 나중에 계약서를 작성하면 해결될까요?

실무에서는 이 부분이 상당히 중요 한데요.
고용노동부 행정해석에서는 기간제근로계약이 갱신되었는데 계약서를 제때 작성하지 않고 뒤늦게 작성한 사안에서, 사건 접수 이후 계약서를 작성했다고 해서 이미 발생한 위반사실 자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판단한 바 있어요.

따라서 문제가 발생한 뒤
“오늘 작성하면서 입사일 날짜로 써두자.”
라는 식으로 처리하는 것은 권하지 않습니다.

이미 누락이 발생했다면 실제 작성일과 교부일을 정확하게 남기고 현재 시점에서 시정하는 것이 안전해요.

사후 시정이 제재수준을 판단할 때 고려될 여지는 있지만, 뒤늦게 작성했다는 이유만으로 과거의 위반이 자동으로 사라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죠.

5. 계약서가 없으면 근로자도 아무것도 입증하지 못할까요?

그렇지도 않습니다.
근로계약서가 없다고 해서 근로계약 자체가 당연히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에요.

실제 분쟁에서는 급여 입금내역, 채용공고, 출퇴근 기록, 근무표, 카카오톡이나 문자메시지의 업무지시, 이메일, 급여명세서 등이 중요한 증거가 되죠.

즉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은 것이 사업주에게 유리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임금과 근로시간을 둘러싼 증명관계를 불확실하게 만드는 원인이 될 수 있어요.

6. 제가 사업주라면 ‘서명’보다 이것까지 확인합니다

근로계약서 미작성 문제를 예방하려면 단순히 직원에게 서명만 받는 것으로 끝내서는 안 돼요.

근무 시작 전 근로조건 확정 → 계약서 작성 → 당사자 확인 → 근로자에게 사본 또는 전자문서 교부 → 교부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기록 보관
여기까지 하나의 절차로 관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계약기간 갱신이나 임금·근로시간 변경이 있을 때도 다시 확인해야 헤요!

13년간 분쟁을 다뤄보면 계약서 한 장 때문에 사건이 발생한다기보다, 계약서가 없어서 당사자가 서로 다른 기억을 주장하면서 작은 문제가 큰 분쟁으로 번지는 경우를 더 많이 보게 돼요.

근로계약서는 분쟁이 발생한 뒤 만드는 서류가 아니라, 분쟁이 발생했을 때 무엇을 약속했는지 증명하기 위해 미리 만들어 두는 서류라고 생각하시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근로계약서 미작성 FAQ

Q1.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으면 무조건 500만원의 벌금이 나오나요?
아닙니다. 근로기준법 제17조에서 정한 근로조건의 서면 명시·교부 의무를 위반하면 제114조에 따라 500만원 이하의 벌금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의미이지, 위반하면 일률적으로 500만원이 부과된다는 의미는 아니에요. 

Q2. 5인 미만 사업장도 근로계약서를 작성해야 하나요?
네. 상시근로자가 5명 미만이라는 이유만으로 근로계약서 작성·교부 의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에요. 소규모 음식점이나 카페, 개인사업장에서도 근로계약서를 제대로 작성하고 교부하는 것이 필요해요.

Q3. 아르바이트생도 근로계약서를 작성해야 하나요?
네. 아르바이트라는 명칭만으로 근로계약서 작성의무에서 제외되는 것은 아니에요. 특히 기간제·단시간근로자는 근로기준법뿐만 아니라 기간제법에서 정한 서면 명시사항도 함께 확인해야 하죠.

Q4. 직원이 근로계약서를 달라고 하지 않았는데도 문제가 되나요?
그럴 수 있습니다. 최초 근로계약 체결 단계에서 법에서 정한 근로조건을 서면으로 명시하여 교부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사용자의 의무거든요. 따라서 근로자가 요구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사용자의 책임이 당연히 없어지는 것은 아니에요.

Q5. 근로계약서를 작성했지만 직원에게 주지 않았다면 괜찮나요?
아닙니다. 사업주가 서명된 계약서를 보관하는 것과 근로자에게 서면을 교부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예요. 따라서 회사에 계약서가 있다는 사실만 확인할 것이 아니라 실제 근로자에게 교부했는지도 확인해야 해요!

Q6.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은 사실을 뒤늦게 알았습니다. 지금 작성하면 되나요?
현재라도 제대로 작성하고 교부하는 것이 필요해요. 다만 사후에 계약서를 작성했다고 해서 이미 발생한 과거의 위반 가능성이 자동으로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실제 작성일과 다른 날짜로 소급해 작성하는 방식은 피하는 것이 안전해요.

Q7. 근로계약서가 없으면 근로계약 자체도 무효인가요?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근로관계 자체가 당연히 없었던 것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분쟁이 발생하면 급여 입금내역, 출퇴근기록, 근무표, 채용공고, 문자·카카오톡 업무지시 등 여러 자료를 통해 실제 근로조건을 판단할 수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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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자문
기업법무

법률자문, 기업이 변호사를 선택할 때 반드시 확인해야 할 4가지

by 방수란 08/27/2026
written by 방수란

안녕하세요.
기업법무 분야에서 13년간 실무를 해온 변호사 방수란입니다.
저는 기업 자문과 분쟁 사건을 수행하면서 세 가지 원칙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수행할 것”
“판단이 필요한 순간에는 분명한 의견을 제시할 것”
“리스크와 비용을 사전에 투명하게 설명할 것”


단순해 보이지만, 실제 기업법무에서는 이 원칙들이 제대로 지켜지는지가 자문의 품질을 크게 좌우합니다.

기업이 법률자문을 받으면서 답답함을 느끼는 이유

기업 대표님들과 상담하다 보면 비슷한 이야기를 자주 듣습니다.

“상담했던 변호사와 실제 사건을 진행하는 변호사가 달랐습니다.”
“설명은 많이 들었는데, 결국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모르겠더라고요.”
“처음 안내받은 비용과 실제 지출한 비용의 차이가 너무 컸습니다.”

법률서비스를 이용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충분히 답답할 수 있는 문제입니다.

규모가 큰 조직에서는 상담, 사건 분석, 서면 작성, 의뢰인과의 연락 등을 여러 사람이 나누어 담당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업무가 세분화된다는 장점도 있지만, 사건을 처음부터 끝까지 이해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불분명해질 수 있습니다.

법률자문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법률 문제에는 여러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모든 사안에 하나의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해서 변호사가 가능한 경우의 수만 나열하고 판단을 의뢰인에게 그대로 돌려서는 기업이 자문을 받는 의미가 줄어듭니다.
비용 역시 처음부터 예측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저는 이러한 문제를 오랫동안 기업법무 현장에서 경험하면서 기업이 실제 의사결정에 활용할 수 있는 법률서비스가 무엇인지를 계속 고민해 왔습니다.

그래서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화려한 설명보다 직접 수행, 명확한 판단, 신속한 소통, 투명한 비용입니다.

기업법무에서 중요한 것은 ‘어디에 맡겼는가’보다 ‘누가 맡는가’입니다

기업 사건을 상담할 때 의뢰인들이 자주 확인하는 질문이 있습니다.
“변호사님이 직접 담당하시나요?”

이 질문에는 중요한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상담 과정에서 내 회사의 상황을 이해한 사람이 실제 업무도 계속 담당하는지 확인하고 싶은 것입니다.

기업 사건은 계약서 한 줄이나 이메일 한 통의 의미도 회사의 사업 구조와 기존 분쟁의 맥락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저는 사건을 처음 검토한 사람이 주요 쟁점과 의뢰인의 목적을 계속 이해하면서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기업이 확인해야 할 것은 로펌의 이름만이 아닙니다.
실제 담당 변호사가 누구인지,
얼마나 깊이 사건을 이해하는지,
필요할 때 직접 소통할 수 있는지,
그리고 끝까지 책임 있게 업무를 수행하는지
를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기업에 필요한 것은 정보가 아니라 ‘판단 가능한 자문’입니다

인터넷을 검색하면 법률정보는 얼마든지 찾을 수 있습니다.
기업이 비용을 들여 변호사의 자문을 받는 이유는 단순히 법 조항이나 판례를 알고 싶어서만은 아닙니다.

기업이 정말 알고 싶은 것은 대부분 이것입니다.
“그래서 우리 회사는 지금 어떻게 해야 합니까?”

기업 자문에서 가장 아쉬운 형태는 여러 법적 가능성을 설명하면서도 정작 권고안이 없는 경우입니다.
A라는 해석도 가능하고 B라는 해석도 가능하다는 설명만으로는 경영진이 의사결정을 내리기 어렵습니다.

물론 법률 문제에서 결과를 단정할 수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럴수록 저는 가능한 범위 안에서 현재 자료를 기준으로 가장 합리적인 결론이 무엇인지 먼저 제시하는 방식으로 자문합니다.

예를 들어,
권고 결론 → 법적 근거 → 예상되는 리스크 → 다른 선택지 → 선택지별 결과
순으로 정리합니다.

불확실성이 있다면 그 불확실성까지 분명하게 설명합니다.
변호사의 역할은 모든 위험을 없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위험이 어느 정도 존재하는지 설명하고 기업이 실제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기업의 시간을 아끼는 것도 좋은 법률자문의 일부입니다

기업의 의사결정 속도와 법률 검토의 속도가 맞지 않으면 좋은 자문도 실무에서는 활용하기 어렵습니다.

계약, 인사, 거래처 분쟁, 투자, 주주 문제, 지식재산권 등 기업에서는 여러 법률 문제가 동시에 발생합니다.

따라서 제가 기업 자문에서 중요하게 보는 것은 단순히 법적으로 정확한 답을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현재 이 기업이 처한 상황에서 어떤 선택이 가장 현실적인가까지 함께 검토합니다.
법적으로 가능한 방법이더라도 시간과 비용이 지나치게 많이 필요하다면 다른 대안을 찾아야 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당장의 비용을 줄이는 선택이 향후 더 큰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면 그 위험을 먼저 설명해야 합니다.

결국 좋은 기업자문은 긴 설명이 아니라,
경영진이 필요한 순간에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핵심을 정리해 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중간 전달 단계를 줄이고 제가 직접 소통합니다

제가 사건을 수행하는 방식은 복잡하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제가 직접 사실관계와 자료를 확인합니다.
그다음 주요 쟁점을 분석하고 대응 방향을 정합니다.
진행 과정에서 새로운 변수가 발생하면 다시 전략을 검토합니다.
그리고 필요한 내용을 의뢰인에게 직접 설명합니다.

사건을 파악하는 사람과 전략을 결정하는 사람, 의뢰인에게 설명하는 사람이 계속 달라지면 중요한 정보가 전달 과정에서 누락될 수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간극을 줄이기 위해 상담부터 분석, 전략 수립과 주요 의사결정까지 직접 관여하는 방식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그래야 기업의 상황을 정확히 이해할 수 있고, 문제가 발생했을 때도 빠르게 대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비용을 예측할 수 있어야 기업도 안심하고 자문을 받을 수 있습니다

법률비용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금액이 저렴한지가 아닙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최종적으로 어느 정도의 비용이 발생할지 예측할 수 있는가가 더 중요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비용 구조 역시 자문의 일부라고 생각합니다.

업무를 시작하기 전에 예상되는 업무 범위와 비용 산정 기준을 설명하고, 타임차지가 적용되는 경우에는 그 근거를 남깁니다.

필요한 경우 계약 단계에서 자문비의 상한을 정하고, 기존에 협의한 범위를 넘어서는 업무가 필요하다면 먼저 그 이유와 예상 비용을 설명합니다.

의뢰인이 추가 업무를 원하지 않는다면 협의된 범위 내에서 업무를 진행합니다.

또한 단순한 연락이나 형식적인 이메일까지 무조건 자문시간으로 계산하여 비용을 늘리는 방식은 지양합니다.

비용은 나중에 확인하는 결과가 아니라, 업무를 시작하기 전에 충분히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제 원칙입니다.

제가 기업법무에서 지키고자 하는 네 가지 원칙

제가 제공하고 싶은 법률서비스는 명확합니다.

1️⃣ 담당 변호사가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관여하는 기업법무
2️⃣ 경영진의 의사결정을 돕는 분명한 법률 의견
3️⃣ 업무 내용과 근거를 확인할 수 있는 투명한 비용 구조
4️⃣기업의 시간과 현실적인 사업 상황을 고려한 실질적인 대응 전략

저에게 이 네 가지는 단순한 홍보 문구가 아닙니다.
지난 13년간 기업법무를 수행하면서 중요하다고 느낀 원칙이자, 앞으로도 유지하고 싶은 업무 방식입니다.

기업법무는 결국 기업의 중요한 결정을 다루는 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이름이나 규모보다 누가 실제 사건을 이해하고, 판단하고, 끝까지 책임지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간판이 아니라 실무로, 설명이 아니라 판단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책임지는 기업법무.”

기업의 중요한 순간에 필요한 판단을 함께하는
변호사 방수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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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민사 및 형사

약물운전처벌, 처방받은 수면제를 먹고 운전했다면? 실제 기소유예 사례

by 방수란 08/26/2026
written by 방수란

안녕하세요.
13년 차 변호사 방수란입니다.

오늘 소개할 사건은 약물운전 사건인데요.
의뢰인은 불면증으로 병원에서 처방받은 수면 관련 약물을 복용한 뒤 약 14km를 운전했고, 검사에서도 해당 약물에 대한 양성반응이 나왔습니다.

약물운전은 형사처벌뿐만 아니라 운전면허 취소까지 연결될 수 있는 사안이기 때문에 결코 가볍지 않았어요.

그럼에도 이 사건에서는 복약 경위와 의뢰인이 당시 인식할 수 있었던 사정을 구체적인 자료로 정리해 검찰에 제출했고, 최종적으로 기소유예 불기소처분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처방약 약물운전 사건에서 무엇을 살펴봐야 하는지 설명해 볼게요!

1. 처방받은 약이라도 약물운전이 될 수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렇게 생각합니다.
“마약도 아니고 병원에서 처방받은 약인데 약물운전이 되나요?”
가능합니다.

도로교통법은 단순히 불법 마약을 투약한 경우만을 문제 삼는 것이 아니라, 약물의 영향으로 정상적으로 운전하지 못할 우려가 있는 상태에서 운전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어요.

따라서 수면제나 향정신성의약품 등도 성분과 복용 후 상태에 따라 문제가 될 수 있죠.

다만 여기서 중요한 점이 하나 있습니다.
약물을 복용했다는 사실과 약물운전죄가 성립한다는 것은 같은 말이 아닙니다.

대법원 역시 약물을 투약했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고, 약물의 영향으로 정상적으로 운전하지 못할 우려가 있는 상태였는지를 구체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취지로 보고 있거든요.

즉, 실제 사건에서는 어떤 약을 얼마나 복용했는지, 복용 후 얼마 만에 운전했는지, 당시 운전 모습과 행동은 어땠는지, 검사 결과는 어떠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봐야 합니다.

2. 실제 사건: 수면 관련 약물 복용 후 14km 운전

제가 맡았던 사건의 의뢰인은 사건 발생 약 1~2개월 전부터 불면증으로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받으며 수면을 돕는 약을 복용하고 있었습니다.

사건 당일 복용한 약은 루나팜정이었는데요.
의뢰인은 약을 복용했지만 잠이 오지 않았고, 차량에 앉아 있다가 잠시 바람을 쐬고 싶은 마음에 운전을 시작해 약 14km를 운행했습니다.

그 사이 아버지가 갑자기 보이지 않아 걱정한 딸이 신고했고, 이후 경찰서에 임의동행하여 약물검사를 받았습니다.
검사에서는 루나팜정에 대한 양성반응이 나왔습니다.

검사 결과만 놓고 보면 의뢰인에게 상당히 불리한 사건이었죠.
하지만 형사사건은 불리한 사실 하나만 보는 것이 아니라 행위 당시의 구체적인 사정과 정상관계까지 객관적인 증거로 얼마나 설득력 있게 설명할 수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3. 기소유예를 받을 수 있었던 핵심은 ‘약봉투’였습니다

이 사건에서 결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었던 자료가 있었어요.
의뢰인은 평소 꼼꼼한 성격이어서 처방받은 약의 약봉투를 사진으로 촬영해 보관하고 있었거든요.

확인해 보니 루나팜정을 처방받을 당시 약국에서 제공한 약봉투에는 운전이나 위험한 기계조작을 주의하라는 문구가 기재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더 중요한 사실도 있었습니다.
의뢰인은 그 전에 졸피뎀 등 다른 약물을 복용한 적이 있었는데, 다른 약의 약봉투에는 복용 후 운전 등에 주의하라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었습니다.
반면 사건 당일 복용한 루나팜정의 약봉투에는 그러한 문구가 없었던거죠.
저는 이 차이를 중요한 자료로 보았습니다.

의뢰인은 불면증 약을 복용하기 시작한 지 불과 1~2개월 정도밖에 되지 않아 각각의 약물이 어떤 효과와 부작용을 갖는지 충분히 알지 못했고, 다른 약에는 운전 주의문구가 있었던 반면 해당 약에는 없었기 때문에 이 약 역시 운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다는 사정을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었기 때문이에요.

여기에 사건 당시 약을 복용하고도 쉽게 잠들지 못했고, 이후 실제로 약을 증량했던 사정과 약 14km를 운전했지만 별도의 교통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 등도 함께 정리했습니다.

이러한 내용을 증거와 함께 정리해 변호인 의견서를 제출하고, 경찰 피의자신문 전에도 충분한 상담을 진행해 조사 과정에서 사건 경위를 일관되게 설명할 수 있도록 준비했습니다.

그 결과 검찰은 여러 사정을 참작하여 기소유예 불기소처분을 내렸습니다.

4. 약물운전 사건에서 제가 중요하게 보는 부분

이 사건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처방약이었기 때문에 기소유예를 받았다”고 이해해서는 안 된다는 점입니다.

오히려 처방약 약물운전 사건에서는 객관적인 자료를 통해 당시 상황을 얼마나 구체적으로 재구성할 수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특히 저는 사건을 검토할 때 처방전·진료기록·조제내역·약봉투와 복약안내문, 약물 복용시각과 운전시각, 블랙박스와 CCTV, 경찰의 관찰기록, 약물검사 결과, 사고 발생 여부 등을 함께 확인합니다.

이 사건에서도 의뢰인이 우연히 보관해 둔 약봉투 사진이 중요한 자료가 됐습니다.
형사사건에서는 본인이 아무리 “운전하면 안 되는 약인지 몰랐다”고 주장하더라도 말만으로는 설득력이 부족할 수 있습니다.

그 주장을 뒷받침하는 당시의 객관적인 자료를 찾아내는 것이 변호인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5. 기소유예를 받아도 운전면허 문제는 별도로 봐야 합니다

약물운전에서 놓치기 쉬운 것이 운전면허 취소입니다.
약물운전은 도로교통법상 운전면허 취소사유로 규정되어 있어 형사사건과 별개로 행정처분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약물운전 사건을 대응할 때는 “벌금이 얼마나 나오는가”만 생각해서는 안 되고 면허가 취소되는지, 다시 취득할 수 있는 시점은 언제인지까지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특히 도로교통법은 일정한 경우 면허 재취득 제한에 예외를 두고 있으므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경우에도 면허와 재취득 문제를 별도로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약물운전처벌 사건은 ‘양성반응’만 보고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2026년부터 약물운전에 대한 처벌과 단속제도는 이전보다 강화되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처방받은 수면제라고 해서 가볍게 생각해서도 안 됩니다.


반대로 약물검사에서 양성반응이 나왔다고 해서 사건을 포기할 필요도 없습니다.
약물의 종류와 복용량, 복용 경위, 운전 당시 상태, 약효에 대한 인식 가능성, 사고 여부, 처방 및 복약안내 자료 등 사건마다 확인해야 할 사정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제가 실제 사건을 진행하며 다시 한번 느낀 점은, 형사사건에서 작은 자료 하나가 의외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처방약을 복용한 상태에서 운전해 약물운전 혐의를 받고 있다면, 조사부터 받기보다 처방전이나 약봉투를 버리지 말고 당시 복약안내 내용과 운전 전후 상황을 먼저 정확하게 정리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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現) 법무법인 세정 대표 변호사
現) 국회 국민감사청구 심사위원회 의원
現) 법무부 마을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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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 사외이사
前) 서울지방변호사회 ESG 특별위원회 위원
前) 경기도청원심의회의원
前) 서울에너지공사 고문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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